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들이 활동하는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거액의 암호화폐(코인) 논란에 휩싸여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응원하는 글이 주요 공지사항으로 올라왔다. 이를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기준 약 21만3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필독 공지사항' 게시판에는 '♥김남국 의원님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있다. 이 글은 지난 14일 올라온 게시물로 370여개의 댓글과 1000개에 가까운 '좋아요'까지 얻었다. 재명이네 마을 측은 본 카페에 올라오는 모든 콘텐츠는 이 대표 및 민주당의 공식 입장과 어떠한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내 강성 팬덤 정치가 김 의원 코인 사태 이후 또 한 차례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비명계 일각에선 비판이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좀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렸다"며 "집단지성 발휘를 막는 강성 팬덤으로부터 혜택받는 사람이 결단하고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또 재명이네 마을 공지사항을 언급하며 "어떤 국민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냐"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개딸들은 이 대표가 수박을 먹는 사진을 두고 "이 대표가 '시그널'(신호)을 보냈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한 농업인 간담회에서 과일 수박을 먹었는데,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처단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 개딸들은 최근 김 의원을 비판하는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을 수박으로 규정해 비난하고 있다. 특히 코인 사태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는 비명계 인사들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최근 라디오에서 "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광신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 의원의 논란은 민주당 지지율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의 행태는 실제 여론과도 상당히 거리가 있어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에게 지지 정당을 물어 이날 공표한 결과(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4.6%포인트 떨어진 42.4%로 나타났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직전 조사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김남국 코인' 이슈가 본격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봤다. 국민의힘은 38.5%, 정의당 3.2%, 무당층 비율은 14.0%로 집계됐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에서 전격 탈당한 뒤 잠행을 이어가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등록해야 하는 국회의원 당선인 재산에 코인도 포함하는 이른바 '김남국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대로 된 해명도, 진상을 밝힐 자료 제출도, 본인이 약속한 코인 매각도 하지 않고 잠적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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